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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고 뇌병변 환자에게 찾아간 한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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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봉사

코로나 뚫고 뇌병변 환자에게 찾아간 한의약

제주시한의사회, 통합돌봄 뇌병변 장애인 보건의료사업 성료
“마비·통증 등 뇌병변 후유증 치료에 한의약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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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윤영혜 기자]“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를 둬야했지만 오히려 이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오랜만에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한의약을 통해서요.”

 

만성적 장애 때문에 치료에 대한 의지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뇌병변 장애 환자들이다.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뇌의 기질적 병변(病變)이 남긴 상흔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어느 부위에 발생했느냐에 따라 편마비, 보행 장애, 언어 장애, 연하곤란(嚥下困難:삼킴 장애) 등을 겪는다. 제주시한의사회가 지난 5월 지역사회 통합돌봄 장애인 보건의료 사업에 참여하면서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 ‘뇌병변 장애인’을 대상으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업에 참여한 최미영 국제이사는 “뇌병변 환자의 후유증은 6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지만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고정돼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비된 부분의 근육이 점점 굳어져 관절의 가동범위가 줄어든다거나 마비된 부분 대신 반대편 팔다리를 더 쓰면서 오히려 그 부분에 통증이 심하게 오게 되면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꾸준한 침 치료는 관절의 구축, 통증을 예방할 수 있는데다 기타 후유증인 우울증, 변비, 딸꾹질에도 한의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죠.”

 

제주시한의사회는 사업에 선정된 뒤 전담팀을 구성해 여러 차례 회의 및 교육을 거쳐 최적화된 진료 방식과 내용을 결정해 나갔다. 한의사 모집 공고가 나간 뒤 뜻있는 15명의 한의사가 참여를 지원했고, 지난 7월 6일에 시작해 9월 17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총 49명의 환자(2주에 1회, 총 200회)를 찾아가 돌봤다.

 

최 이사는 치료를 시작할 때 가진 마음가짐에 대해 “사실상 회복에 대해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환자들을 상대하다보니 불편한 몸뿐만 아니라 얼어붙은 마음까지도 치료해 드리자는 목표로 진료에 임했다”고 했다. 환자와 한마디라도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마음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고, 혹시 필요할지 모르는 복지혜택이 있을 경우 시청 해당 부서에 전달하는 등 치료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로는 60대 여성 환자를 꼽았다. 20대에 발병한 소뇌병변으로 인해 어지럼증과 보행 장애가 있었는데 똑바로 걷지 못하다보니 온몸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아 아픈 곳이 많았고 최근에는 불면증이 더해지면서 초기 우울증 증세도 있었다고 한다. 또 90대 노모와 여동생과 셋이 살다 보니 집에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진료를 받기 전날에는 치료받을 생각에 너무 설렌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이런 환자를 떠올리면 태풍 마이삭이 제주에 상륙하던 날에도 진료를 미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출발할 때는 조금만 내리던 비가 진료를 마치고 나오려니 우산을 받지 못할 정도로 비바람이 거세졌다. 

 

“바로 집 문 앞에 주차를 했기 때문에 우산을 받지 않고 뛰어 나가려고 했는데 환자 보호자가 ‘선생님 옷이 젖으면 안 된다’며 발목까지 내려오는 우비를 직접 입혀주셨습니다. 바람이 심해서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비에 다 젖을 상황이었는데, 우비 덕분에 비에 젖지 않고 올 수 있었죠. 제가 받은 것은 비록 얇은 우비였지만 그 마음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우비대신 감동을 입고 나온 기분이었습니다. 환자의 불면증이 거의 사라지고 어깨 통증도 호전됐는데 이렇게 마음이 서로 통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는 “치료를 거듭할수록 다소 경직돼 있었던 처음 분위기가 점차 부드러워졌고 환자들의 표정도 몰라보게 밝아졌다”며 “이렇게 달라지는 환자들을 보면서 한의원 진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제주시한의사회를 대표해 사업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최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5월에 사업이 시작됐다. 코로나를 뚫고 환자를 찾아간 비결은?

 

다행히 제주는 타 지역에 비해 코로나 환자가 많지 않은 편이라 원래 사업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업 중간에 제주시 한림에서 지역사회 환자가 발생해 한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진료한 덕에 무사히 마무리 됐다. 방문 전후 손 소독제 사용과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며 진료 시간 외에도 제주시 내 모든 한의사들이 각종 모임 및 행사를 자제했고 외부 접촉도 최소화하는 등 다방면으로 힘썼다.


◇환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생각보다 환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코로나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환자가 모이는 한의원에 가기 꺼려졌는데 직접 한의사가 방문해 진료를 해 주니 더욱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방문할 때마다 고맙다며 음료와 차를 권하던 환자가 있었는데 진료 중에 마스크를 벗을 수 없어 결국 차 한 잔 마시지 못하고 방문진료를 종료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환자분도 서운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렇게 철저하게 방역을 한 덕분에 우리 모두 무사히 진료를 마칠 수 있었을 것이다.


◇방문진료에 참여한 계기는?

 

분회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부부가 같은 한의원에서 진료하다보니 다른 개원의들에 비해 그나마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어 참여를 결심했다. 동료 한의사들이 아무리 바빠도 “내가 아니면 진료할 사람이 없다”는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몸이 불편한 환자가 생활하는데 집안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환자를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에서 의료인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방문진료시 느낀 한의약의 강점은.

 

만성질환 환자는 파생되는 2차, 3차 질환을 막아야 하고 반드시 관리가 필요한데 한의사는 ‘우리 몸 전체가 연결돼 있다’는 사고에 기반해 환자의 병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움직임 하나하나와 사소한 습관까지도 볼 수 있다. 몸이 불편한 환자의 동작 하나만 바꿔도 통증은 줄어들 수 있고, 맞지 않는 음식만 찾아줘도 컨디션이 나아질 수 있다. 특히 휴대할 수 있는 간단한 치료도구인 침, 약침, 부항 등이 있으니 이보다 방문진료에 적합한 직종이 있을까. 


◇보완돼야 할 제도적 사항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것이 환자들이 평소 살던 집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인 만큼 한 담당부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의료, 주거, 교육 등 해당 여러 부서가 연결돼야 가능한 일이다. 유기적 연결을 통해 꼭 필요한 복지가 적재적소에 활용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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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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