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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도 표준 진단 프로세서 마련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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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한의계도 표준 진단 프로세서 마련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해”

경희대 양웅모 교수, 한림원이 발표한 한국 최우수 젊은 과학자 26인에 선정

양웅모1.jpg
경희대 양웅모 교수

 

 

의약학부 신입회원 가운데 유일한 한의계 인사

“한약제제 위한 별도의 허가 트랙도 필요”

 

지난 5일 과학기술 분야 최고 석학 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하 한림원)은 △정책학부 △이학부 △공학부 △의약학부 등 4개 부문에서 한국의 미래 과학기술을 선도할 최우수 젊은 과학자 26명을 ‘2020년도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oung Korean Academy of Science and Technology, Y–KAST)’ 신입회원으로 선출했다.

약물처방학과 분자한의학을 전공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양웅모 교수는 의약학부에 선정된 7명의 신입회원 중 유일하게 한의학계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진단의 표준화, 한약제제 활성화 등을 강조하는 양 교수에게 한림원 회원으로서의 역할과 한의계 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Q. 한림원 회원(최우수 젊은 과학자)으로 선출됐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고, 함께 기뻐해주셨다. 특히 함께 열심히 연구해 온 실험실 연구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한의학계에는 저와 더불어 한의계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훌륭한 연구자 분들이 많이 계신데 제가 선출돼 한편으로는 송구스럽기도 하며, 개인적으로 영광이라 생각한다.

현재 한림원에서 한의학 분야의 회원이 너무 적다. 회원이 된 만큼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연구에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한림원(의약학부)에서의 역할은?

한림원은 △정책학 △이학 △공학 △농수산학 △의약학 등 5개 분야로 구성돼 한국과학기술 관련 연구 및 정책자문, 국내외 교류 및 협력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의약학계의 경우 △항암제 개발 △바이오의약품 △줄기세포 등에 큰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는 반면 한의계의 연구 개발을 위한 R&D 투자는 규모 면에서도 작고, 소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의학 분야에 더 많은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각계 다양한 분야의 훌륭한 선·후배 연구자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한의계에도 우수한 연구자들이 많이 계신데, 미력하나마 내가 징검다리 역할을 해 한의학이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Q. ‘한·양방 융합병리 기전 해석을 통한 병증 표준화 연구’ 등 일차의료와 밀접한 연구들을 진행했다. 

이전부터 일차의료에서 한의사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해왔다. 일차의료에서의 행위는 결국 ‘진단’과 ‘치료’이며, 진단과 치료 양쪽 모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진단’의 경우는 동일 환자에 대해 한의사마다 다른 진단을 내리기도 하고, 이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다. 일차적으로는 진단에 대한 한의계 내부 컨센서스, 즉 표준화된 진단이 필요하다.

물론 한의사마다 개인적인 경험과 학풍이 다르고 환자마다 세부 증상이 다르기에 100% 일치하는 진단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한의계 내부에서 공감할 수 있는 기본 진단의 표준화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치료’의 경우 일차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제가 너무 부족하다. 최근 보험제제가 연조엑스 및 정제 등으로 제형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비보험제제의 경우 탕제, 환제 및 일부 외용제 등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신규제제 및 제형의 의약품이 출시되는 것에 비하여, 신규 한약제제는 개발 자체가 미미하다. 

냉정하게 보면 식품의 제형에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삼보다도 외면 받고 있는 한약을 되살리려면 신규제제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야 한다.


Q. 기본 진단의 표준화가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한의사들 간 공감할 수 있는 표준 진단 프로세스를 마련해야한다.

한의학에는 △팔강변증 △위기영혈변증 △삼음삼양변증 △경락변증 △장부변증 등 다양한 진단 체계(변증)이 있다. 한의사들마다 각기 다른 진단체계를 활용하고 있으며 같은 진단 체계에서도 동일한 진단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질변증의 경우 같은 환자를 두고 한의원마다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등 다른 체질로 진단을 하게 되면 이는 일개 한의사를 넘어 전체 한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나머지 변증진단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부 처방이나 가감 등은 실제 진료하는 한의사의 판단에 맡기더라도 표준 진단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이 선행돼야 일차의료에서 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계에서 한의학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Q. 진단의 표준화와 더불어 한약제제 활성화 역시 해결해야할 과제다.

현재 한약제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신규 한약제제를 위한 별도의 허가 트랙이 필요하다. 기존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 트랙은 기본적으로 사람에게서 독성이나 부작용, 임상 효능을 모르는 chemical compound에 기반한 제도이다. 따라서 세포실험, 동물실험, 독성시험, 임상1, 2, 3, 4상 등 세포부터 상향식의 결과를 요구한다.

하지만 한약제제의 경우 기존 임상경험과 전통지식을 토대로 이미 사람에게 사용되고 있는 한약재의 효능 및 독성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세포실험, 동물실험으로 과학적인 효능을 검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분명한 차별점이 존재한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추출 공정 기술이 전통방식보다 개선될 여지가 많이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한약제제에 대한 별도의 허가 트랙이 구성된다면 향후 다양한 제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Q. 한림원 회원으로서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는? 

한림원 회원이 됐다고 해서 특별히 연구해보고 싶은 분야 혹은 주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원으로 선출이 됐기에 큰 동기부여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기존에 진행해오던 진단 표준화 연구와 한의약 제제 개발 등에 힘을 쏟고, 나아가 일차의료에서 한의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Q. 앞으로 계획은?

한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진단 및 치료기술을 연구하고 임상에 응용할 수 있도록 임상한의사들과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신규한약제형, 진단 표준화 연구는 한의계의 고충에 새로운 진단과 치료 기술을 제시하고 학계와 임상한의사가 발맞춰 나아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임상한의사를 위한 학회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연구회 카페(cafe.daum.net/aockm)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초에는 ‘대한융합한의학회’라는 이름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융합진단 프로그램, 새로운 제형을 응용한 한약제제 등을 학회에서 임상한의사들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임상에 필요한 실용적인 진단, 치료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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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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